한국대학생들이 미국대학원으로 유학가는 경우보단 흔하지 않지만, 한국대학에서 미국대학으로 바로 편입이 가능하냐는 문의가 종종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한국대학에서 미국대학으로 편입하는 방법에 대해 다뤄보려합니다.
1. 한국대학에서 미국대학으로 편입이 가능한가?
간단히 답변하자면 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래 그림은 NYU 편입 규정에서 캡처한 내용인데, 해석을 해보면 여러분이 현재 미국 외 다른 국가에서 College 또는 University 재학 중이면 편입생(Transfer Student)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 NYU 편입 규정에서 캡처한 내용
편입에 성공하면 한국대학에서 이수한 과목들도 미국대학의 학점으로 인정 받을 수 있으나, 얼마나 많은 학점이 인정될지는 각 대학별 편입 규정과 학점 인정 평가(Transfer Credit Evaluation)를 통해서 결정됩니다. 학점 인정 평가는 편입 전형에서 합격된 학생만 진행이 가능하므로, 우선은 편입 준비를 최대한 잘 해서 합격을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참고로, 인서울 상위권 대학생들이 미국대학에 편입하는 케이스가 그나마 많기 때문에 종종 각 대학의 Transfer Credit 데이터베이스에서 검색이 되기도 합니다.
2. 한국대학에서 미국대학으로 편입 시 유의사항
2-1. 졸업에 필요한 최소 재학 기간(Residency Requirement)
미국 편입은 다른 대학에서 60학점 정도를 인정 받고 편입하는 3학년 편입(Junior-level transfer)이 가장 보편적이지만, 30학점 정도만 이수한 상태에서 2학년으로 편입(Sophomore-level transfer)도 가능합니다.
대학생들 중 이미 한국대학에서 90~100학점을 이수한 상태(보통 3학년 2학기 아니면 4학년 1학기)에서 미국으로의 편입을 알아보려는 경우도 있는데, 미국대학에는 “우리 학교에서 졸업장을 따려면 최소 2년 이상을 다녀야 한다” 같은 귀찮은 규정이 있습니다. 이런 규정을 Residency Requirement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미 한국에서 3학년 2학기 이상 학업을 마친 학생들은 편입보다는 한국대학을 빨리 졸업해버리고 대학원 진학을 고려하는게 나을 수 있습니다.
2-2. 인정 받을 수 있는 최대 학점 수(Maximum Number of Transfer Credits)
미국 각 대학마다 또는 전공마다 규정은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편입생들은 인정 받을 수 있는 최대 학점 수에 제한이 있습니다. 보통 공부하기 어려운 전공이나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전공은 편입해도 학점 인정은 거의 못 받는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사회복지학과처럼 4년 동안의 커리큘럼이 미국 현지 실정에 맞는 지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 한국에서 공부한 것들이 인정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또한, 일부 미국대학은 모든 학부생들이 광범위한 교양과목을 이수하는 것이 졸업하는데 필수 조건입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한국대학에서 미국대학 3학년 편입해서 2년 만에 졸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즉, 미국대학 편입에 성공하더라도 미국에서 졸업장을 따려면 3년 가까이 다녀야 할 수도 있다는 점은 알고 있어야 합니다.
2-3. 편입에 지원하고 나서 편입하기 직전까지 공백 기간
한국대학과 미국대학의 학사 일정은 다릅니다. 미국대학은 가을학기(9월) 또는 봄학기(1월)에 편입생을 모집하는데, 상위권 대학일수록 봄학기(1월)는 편입생을 아예 모집하지 않는 대학이 많습니다. 그러므로 한국학생 대부분은 가을학기(9월) 편입을 고려하는게 보통입니다.
문제는 편입 지원 결과가 3월 말에서 6월 말 사이에 나온다는 점인데요, 이 때 한국대학 봄학기를 다니면서 결과를 기다리는게 나을까요? 아니면 휴학/자퇴하고 미국대학에 편입하기 위한 유학준비를 하는게 나을까요? 이건 학생의 상황에 따라 다른데, 미국대학은 대부분 전공수업을 편입하기 전에 다른 대학에서 이수하는걸 선호하지 않으므로 학업 외 영어라던지 다른 부분을 강화하는 편이 나을 수 있습니다.
또한, UC계열을 포함한 일부 미국대학의 편입 규정에는 “다른 대학에서 이수한 학점이 60학점(2년)을 초과하면 편입생으로 지원 불가능” 같은 제약 조건이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는 무조건 휴학/자퇴하고 미국유학에 올인하는게 낫습니다. 자퇴한다고 해서 인생 잘못되는 것 전혀 없습니다.
한국대학을 2년 다니고 미국대학에 편입한다고 가정하면 학업 스케줄이 이런 식으로 진행됩니다. 한국대학 23학번 기준이므로 자기 상황에 맞게 계산해보세요.
가을학기(9월) 편입 | 봄학기(1월) 편입 | |
한국대학 1학년 1학기 | 봄학기(2023.03 ~ 2023.06) | 봄학기(2023.03 ~ 2023.06) |
한국대학 1학년 2학기 | 가을학기(2023.09 ~ 2023.12) | 가을학기(2023.09 ~ 2023.12) |
한국대학 2학년 1학기 | 봄학기(2024.03 ~ 2024.06) | 봄학기(2024.03 ~ 2024.06) |
한국대학 2학년 2학기 | 가을학기(2024.09 ~ 2024.12) | 가을학기(2024.09 ~ 2024.12) |
편입하기 전까지 공백기간 생김 | 공백기간 안 생김 | |
미국대학 편입 후 첫 학기 | 가을학기(2025.09 ~ 2025.12) | 봄학기(2025.01 ~ 2025.04) |
2-4. 유학생이 편입하는 경우 학자금 보조(Financial Aid) 신청 불가
유학생 신분이 미국대학에 편입하는 경우, 1학년 신입생으로 지원하는 것과 달리 학자금 보조(재정 보조)를 신청할 수 없습니다. 대신에 성적이 좋은 학생들은 성적 우수 장학금(Merit-Based Scholarship)을 받는 경우는 가끔 있습니다. 미국대학은 편입하는 유학생들을 굳이 장학금까지 주면서 뽑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3. 미국대학들이 편입 시 반영하는 요소
미국대학들이 편입 시 반영하는 요소는 대학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아래 요소들을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랭킹 상위권 명문대일수록 여러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며, 성적만으로 편입에 합격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 고등학교 성적(High School Grades)
고등학교 성적은 한국대학에서 미국대학으로 편입을 생각하는 학생들이 제일 걱정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유학백서에선 항상 똑같은 답변을 드립니다. 이미 되돌릴 수 없는 고교 성적은 지금와서 고민해봐야 달라질 게 하나도 없습니다. 고민할 시간에 영어공부를 한 자라도 더 해서 목표하는 대학에서 요구하는 토플 점수를 빨리 받는 게 낫습니다.
학교마다 다르지만 미국은 편입생의 입학 심사에서 고등학교 성적을 아예 안 보는 학교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고등학교 성적에 자신이 없나요? 그럼 눈을 낮춰서 고등학교 성적을 아예 안 보는 학교만 지원하면 됩니다. 참고로, 미국에서 고등학교 성적이라고 하면 9-12학년 4년 동안의 성적을 말하는 것이므로, 한국에서 초중고를 나왔다면 중학교 성적표도 함께 제출해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입학 심사에서 중학교 성적의 비중은 아주 미미합니다.
■ 한국대학에서의 성적(University GPA)
한국대학에서 미국대학으로 편입하려는 경우 한국대학에서의 성적은 입학 심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미국대학들은 지난 편입 합격자들의 평균 GPA를 공개하는 곳이 많습니다. 지난 합격자들의 평균 GPA보다 자기 성적이 좋다면 합격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해서 편입이 보장되는 것은 아님을 유의하세요. 한국대학은 GPA를 4.5 또는 4.3 만점으로 표기하는데, 미국대학은 보통 GPA를 4.0 만점으로 표기하기 때문에 성적을 환산해서 계산해야 합니다.
참고로, SKY 출신이 무조건 유리한 것은 아니지만, SKY 다니는데 성적까지 좋은 학생이면 미국 최상위권 사립대학까지 편입을 노려볼 수 있습니다. SKY 출신 학생들은 대부분 고등학교 때 성적도 좋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미국 최상위권 사립대학들은 편입생이라도 고등학교 성적까지 반영하는 곳이 대부분임)
■ 학업적인 백그라운드와 선수과목(Course Requirement)
미국대학들은 단순히 성적만으로 편입생을 선발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원서를 접수하는 시점에, 또는 편입하기 직전 학기까지 어떤 과목들을 이수했는지도 입학 심사에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예를 들면, 같은 GPA 만점인 지원자라도 편입하려는 전공에서 요구하는 선수과목(Course Requirement)을 완벽하게 충족하는 지원자가 합격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아이비리그를 포함한 미국 최상위권 사립대학들은 오히려 선수과목 요구사항이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이런 명문대들의 커리큘럼은 학생들이 2학년까지는 전공을 정하지 않아도 다양한 교양과목을 수강하면서 자신의 진로를 탐색할 수 있기 때문에 선수과목을 정해버리는 것 자체가 자기들 교육 스타일에 어긋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 칼리지 리포트(College Report) & 미드텀 리포트(Mid-term Report)
칼리지 리포트와 미드텀 리포트는 한국에서는 매우 생소한 서류지만 일부 미국대학에서 요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 SAT/ACT 같은 표준화 시험(Standardized Test)
SAT/ACT 시험은 COVID-19 팬데믹 이후로 거의 대부분의 미국 대학에서 입학 심사에 필수 요소가 아닙니다. 단, 미국 최상위권 대학 중에는 편입생에게도 SAT/ACT 점수를 요구하는 학교가 있습니다. 미국대학 중 일부는 수능점수로 대체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 공인영어점수(English Proficiency)
한국인을 포함한 모국어가 영어가 아닌 모든 학생은 미국대학에서 바로 학업이 가능할 정도로 최소한의 영어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증명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공인영어시험을 보면 되는데, 미국대학에서 인정하는 시험으로는 토플(TOEFL iBT), 아이엘츠(IELTS Academic), 듀오링고(Duolingo English Test) 시험이 대표적입니다. 대략적으로 TOEFL iBT 80-100 / IELTS Academic 6.5-7.0 / Duolingo 120-130 정도면 웬만한 미국대학에서 요구하는 최소한의 영어 요구 조건을 충족할 수 있습니다.
■ 편입용 에세이(Essay)
편입용 에세이는 신입학용 에세이랑 성격이 많이 다릅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 어필도 해야 하지만, 지원하는 학교/학과를 선택한 구체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편입 후 어떤 것을 성취하고 싶은지, 새로운 대학 커뮤니티에 어떤 식으로 기여하고 싶은지, 해당 전공을 선택한 이유 등에 대해 주로 물어봅니다.
■ 추천서(Recommendation Letter)
현재 재학 중인 학교의 교수님 추천서 1-2부를 요구합니다. 추천서는 전공과 관련 있는 과목을 가르치신 교수님한테 받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일부 대학은 교수님 추천서 외에 선택사항으로 직장상사 또는 지인 추천서를 받아주기도 합니다.
■ 과외 활동(Extracurricular Activities)
일명 EC라고 하죠? 경쟁률이 높은 학교/학과는 지원자들이 지금까지 어떤 활동에 참여했는지도 중요하게 봅니다. 이것은 성적이나 영어점수 외에 지원자로서 자신만의 강점을 어필할 수 있는 요소이므로 편입 입시에서도 어느 정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 포트폴리오(Portfolio)
미술, 디자인 계통 전공이나 건축학과의 경우 포트폴리오를 제출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학생들이 종종 포트폴리오를 어느 정도로 준비해야 합격이 가능하냐고 물어보시는데, 솔직히 포트폴리오는 평가가 주관적이라 어느 정도여야 한다는 건 없습니다. 재학생들이 공모전 등에 제출한 작품들이 학교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경우에 참고하시면 수준을 가늠할 수 있을 겁니다.
■ 인터뷰(Interview)
미국 최상위권 대학들은 서류 심사를 마친 후 전화나 스카이프 인터뷰를 요청하는 곳이 있습니다. 인터뷰는 대부분 필수가 아니고 선택사항이라 참여하지 않아도 불이익은 없습니다. 그러나, 알고 보면 합격된 학생들의 절대 다수가 인터뷰에 참여했다는 것은 기정 사실입니다.
COVID-19 팬데믹 이후로는 InitialView나 Kira Talent 같은 서드파티를 통해 비디오 인터뷰를 실시간으로 녹화해서 제출하라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인도인들이 영어가 되니까 이런 부분을 잘 준비해서 명문대 합격이 잘 나오는 것 같습니다.
4. 전략적으로 미국 편입 준비하기
4-1. 명확한 목표를 설정할 것
미국으로 편입을 알아보는 여러분들은 아마도 청소년 나이는 아닐텐데요, 단순히 한국대학 졸업장보다 미국대학 졸업장이 나을 것 같다는 이유라면 미국 편입 자체를 재고하시는 것이 낫습니다. 성인 나이라면 자기가 왜 미국대학에 편입을 해야만 하는지, 미국 어느 대학에서 어떤 분야를 전공하는 것이 자기 미래 커리어에 어떤 장점이 있을 지 정도는 스스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러분이 돈과 시간, 그리고 졸업한 대학의 네임밸류 중 어떤 부분을 더 중요시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긴 하지만, 아주 구체적이고 확실한 메리트가 없다면 미국에서 대학을 나온다고 해서 무조건 인생이 피진 않습니다.
또한, 유학생 신분은 미국 정부에서 학자금 대출이나 재정 보조를 받을 수 없으므로 대부분 자비 유학을 해야 합니다. 미국 유학은 속된말로 집안 기둥이 뽑힌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비용적인 부분을 무시할 수 없으니 부모님과 충분히 상의해서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그 외에도 건강 등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 중도에 유학을 포기하는 경우도 염두에 둬야 합니다.
4-2. 편입학 세부 규정을 꼼꼼히 확인할 것
미국대학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신입생 지원 요강(Freshman Admission)과 별도로 편입생 지원 요강(Transfer Admission)이 구분되어 있습니다. 아래 이미지는 코넬 대학교의 편입생 지원 요강 웹사이트에서 캡처한 이미지인데, 이런 식으로 해당 학교가 편입에서 심사하는 요소들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편입은 입학 조건을 안 갖추고 있으면 원서 넣어봤자 바로 광탈입니다.
▲ 코넬 대학교에 편입생으로 지원하려면 필요한 요소들
4-3. 한국대학의 Course Syllabus를 준비할 것
한국대학에서 미국대학으로 편입할 때는 영어로 된 강의계획서(Course Syllabus)가 필요합니다. 대부분은 합격 후 학점 인정 평가(Transfer Credit Evaluation)에서 요청 받게 됩니다. 최대한 많은 학점을 인정받으려면 영문으로 된 강의계획서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 고려대학교 경영학부에서 듣는 2학년 경영수학 과목의 영문 강의계획서 샘플
4-4. 선수과목(Prerequisite)을 완벽히 충족할 수 있는지 체크할 것
미국대학은 편입생을 선발할 때 지원자가 우리 학교에 입학하자마자 3-4학년 수준의 전공수업을 바로 들을 수 있을 정도의 학업적인 기반을 갖추고 있는지를 매우 중요하게 봅니다. 일부 전공은 대학교 1-2학년 때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과목들이 정해져 있는데, 이것을 선수과목(Prerequisite)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대학의 공대로 편입하려면 수학, 통계, 생물, 화학, 물리, 컴퓨터 등 미국 공대생 1학년들이 주로 이수하는 과목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아야 최소 지원 자격을 갖출 수 있고, 동시에 합격 가능성도 높일 수 있습니다. 원서를 접수하는 시점에 일부 선수과목이 모자라더라도, 편입하기 직전 학기까지 선수과목 요구사항을 완벽하게 충족할 수 있으면 일반적으로 큰 걸림돌이 되지 않습니다.
4-5. 에세이(Essay)와 과외 활동(Extracurricular Activities)의 중요성
미국 편입에서도 에세이 및 과외 활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로 낮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왜 해당 학교/학과에 지원하게 되었는지와 함께, 다양한 과외 활동 경험, 인생에 대한 개척자 정신, 취미나 관심사 등을 자신만의 색깔에 맞게 풀어보도록 합시다 ^_^
미국 편입 상담 및 수속대행
유학백서는 학교/학과별 편입 조건 분석, 지원서 작성, 각종 영문서류 완성(에세이, 이력서, 추천서) 등 미국 편입을 위한 플랜 수립부터 합격 후 출국 전까지 필요한 모든 절차를 도와 드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