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학생이 미국으로 편입하면 몇 학년이 될까요?

1. 한국 대학생이 지원할 수 있는 미국 대학 입시의 종류

미국 대학은 여러분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로 대학(전문대 포함)을 한 번도 다닌 적이 없으면 신입생(First-year student)으로 지원해야 하고, 고졸 이후 대학을 다닌 적이 있으면 편입생(Transfer student)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미 4년제 학사학위를 취득한 경우(독학사나 학점은행제 포함) 세컨 디그리 학생(Second degree student)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여기서 고졸 이후 대학을 다닌 적이 있는지의 기준은 성적표 발급 여부에 따라 다릅니다. 반수를 하겠다고 한국 대학에 등록만 해놓고 휴학을 바로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는 성적표가 안 나오기 때문에 편입생으로 지원할 수 없으며, 미국 대학에서는 고졸 이후 학업에 공백이 있는 걸로 보기 때문에 최상위권 대학에서는 입학 심사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습니다.

2. 미국 편입생의 학년 배정

2-1. 미국 대학에서의 학년 시스템

여러분이 기본적으로 미국 4년제 대학에서는 1학년을 Freshman, 2학년은 Sophomore, 3학년은 Junior, 4학년은 Senior 같은 용어로 표현한다는 것은 들어본 적 있을 겁니다. (몰랐으면 지금이라도 알면 됩니다)

그렇다면 편입생의 학년은 어떻게 정해질까요? 이것은 전적대에서 이수한 학점들을 얼마나 인정 받는지에 따라 다른데, 보통 30학점 정도를 인정 받으면 2학년과 동등한 상태인 Sophomore standing으로 편입이 되고, 60학점 정도를 인정 받으면 3학년이랑 동등한 상태인 Junior standing으로 편입이 됩니다. 만약에 인정 받을 수 있는 학점이 얼마 없으면 1학년 신입생이랑 동등한 상태인 Freshman standing으로 편입이 될 수도 있습니다.

2-2. 한국 대학에서 미국 4년제 대학으로 편입하는 경우

미국 대학의 시스템을 살펴보면 보통 3학년부터 전공을 확정(Major declaration)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3학년부터 경제학과를 전공으로 확정하려면 1-2학년 동안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커리큘럼이 정해져 있습니다. 이 커리큘럼을 한국에서 완벽하게 충족한 상태에서 편입생으로 지원하면 3학년 편입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한국 대학과 미국 대학은 상호간의 학점교류협약이 없기 때문에 한국에서 이수한 학점들이 미국에서 완벽하게 인정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특히, 최근 한국 대학교 1-2학년들은 수강신청이 자유롭지 않고 어느 정도 정해진 커리큘럼 안에서 과목을 선택해야 하는데, 이 경우 미국에서 major declaration에 필요한 과목들을 하나도 수강한 게 없어서 미국 대학에 편입 후 1학년 수업을 새로 다 들어야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면, 한국에서 몇 학기를 다녔던 간에 미국에서는 1학년 신입생이랑 마찬가지가 됩니다.

2-3. 한국에 있는 글로벌 캠퍼스에서 미국 본토로 편입하는 경우

미국 대학들끼리는 반드시 상호간의 transfer agreement가 되어 있지 않더라도 서로 커리큘럼을 인정해주는 분위기입니다. 그래서 한국뉴욕주립대, 한국조지메이슨대, 유타대학교 아시아캠퍼스 같이 인천 글로벌캠퍼스에 있는 미국 대학에서 미국 본토로 편입하는 경우 대부분의 학점을 인정 받을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 유학백서에서 인천 글로벌캠퍼스 학생들을 미국 본토에 있는 대학으로 편입시킨 케이스가 좀 있었는데, 이게 생각보다 괜찮은 것 같더라구요.

3. 미국 대학에 편입하면 졸업까지 얼마나 걸릴까?

3-1. 학위 취득 요건(Degree Requirements)

먼저 한국 대학을 기준으로 설명을 해 볼께요. 카일쌤이 고등학생 때 정말 가고 싶었던 학교였는데 아쉽게도 불합격이 됐었던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예로 들어 봅시다. 현재는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로 이름이 바뀌었지요. 중앙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는 졸업 학점이 총 132학점(전공기초 15학점 + 전공이수 45학점 + 전공심화 66학점 + 교양 6학점)으로 구성됩니다. 즉, 학생이 무난하게 4년 동안 132학점을 취득하면 학사학위를 수여 받으면서 졸업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똑같습니다. 졸업하려면 최대한 빨리 학위 취득 요건(Degree Requirements)을 갖춰야 합니다. 이번에는 한국 학생들이 선호하는 미국 주립대 중 하나인 UIUC를 예로 들어볼께요. 아래 내용은 UIUC의 공대인 Grainger College of Engineering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 UIUC Grainger College of Engineering의 학위 취득 요건

위 조건을 해석하면 졸업하려면 교양수업 + 선택수업 + 전공수업을 포함해서 총 128학점을 취득해야 하며, 편입생의 경우 ENG 300이라는 과목을 필수로 수강해야 한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편입생의 학년이 몇 학년인지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한국 대학에서 수강한 과목들 중 UIUC에서 몇 과목을 인정해주느냐에 따라 128학점을 전부 취득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달라지게 되거든요!

3-2. 최소 재학 기간(Residency Requirement)

한국에서 대학을 이미 3년 이상 다녔거나, 이미 졸업을 한 학생들은 미국에 편입해서 졸업장을 최대한 빨리 취득하고 싶을 수 있습니다. 시간은 결국 돈이니까요!

카일쌤도 이해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최소 2년 이상은 걸릴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미국 대학들은 대부분 편입생에게 최소 재학 기간(Residency Requirement)에 대한 규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자면, 아래 내용은 UIUC의 공대인 Grainger College of Engineering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 UIUC Grainger College of Engineering의 최소 재학 기간

위 내용을 해석하면, UIUC에서 학사학위(Bachelor’s degree)를 취득하려면 최소 60학점을 UIUC 캠퍼스에서 직접 취득해야 하며, 그 중 21학점은 3-4학년 레벨의 과목이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일반적으로 미국 대학에서 60학점을 취득하려면 최소 2년 정도 걸리기 때문에 편입생들은 무조건 최소 2년 동안 미국 현지에서 학교를 다녀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하시면 됩니다.

UIUC만 이런 게 아닙니다. 미국 각 학교/학과에 따라 규정은 다르긴 하지만, 카일쌤의 경험상 한국 학생들이 편입을 생각하는 웬만한 미국 대학들은 모두 최소 재학 기간이 2년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미국에 편입을 할 계획이면 한국 대학을 오래 다닐수록 시간 상으로 손해를 볼 수 밖에 없습니다. 학생과 부모님의 빠른 결정만이 졸업까지 들어가는 시간과 돈을 아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